"보고... 깨달아라."
미국 애리조나 주의 한 농장에 강력한 허리케인이 불어 닥쳤습니다. 그 허리케인은 집과 농작물 그리고 가축들까지 모두 날려버렸습니다.
농부는 절망하여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그때 무너진 닭장 속에서 벼슬이 찢기고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수탉 한 마리가 비틀거리며 나왔습니다. 그리고는 담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 아침 햇살을 바라보며 목청껏 소리를 질렀습니다.
“꼬끼오!”
이 모습을 본 농부는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래, 다시 일어서자. 하늘을 향해 울고 있는 저 수탉처럼 다시 시작하자.’
보는 눈, 들을 귀가 있는 이들에게 깨달음의 계기는 ‘늘’ 그리고 ‘가까이’에 있습니다. 참으로 직무에 충실한 닭이었습니다. 상황이 좋든 나쁘든 수탉은 울었습니다. 농부는 지혜로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러기에 닭을 보고 자신의 본분을, 아니 그리스도인의 본분을 깨달았습니다.
‘그래, 다시 일어서자. 하늘을 향해 울고 있는 저 수탉처럼 다시 시작하자.’
이는 절망의 시대에 그리스도인이 의연하게 보여주어야 하는 자세입니다.
실패 앞에서, 절망 끝에서, 암흑 속에서 그 어떤 위기의 때든지 간에 하느님에 대한 굳은 믿음으로 목청껏 그분을 향해 부르짖고 다시 시작하는 것입니다.
“너희는 무화과 나무를 보고 그 비유를 깨달아라”(마르 13, 28).
우리에게는 ‘보고’ ‘깨닫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요즈음 우리에게는 많은 깨달음의 계기들이 던져졌습니다.
민심(民心)의 몸부림을 보면서, 특히 정치인들은 천심(天心)의 경종을 들을 줄 알아야 합니다. 안 그러면 회복할 수 없는 파국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신종 플루 유행을 보면서, 우리는 생태를 거스르는 인간의 개발행위가 궁극적으로 어떤 재앙을 가져올 수 있을지 이쯤에서 일찌감치 깨달을 줄 알아야 합니다. 안 그러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낙엽, 마침내 벌거숭이가 된 나무들을 보면서, 우리는 언젠가 맞이하게 될 우리들의 가을을 예감해야 할 것입니다.
차동엽 노르베르또 신부 | 미래사목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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