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기도하는 삶/사제글

2009. 4월 20~21일 김성훈 신부님 글입니다./천막 단식기도회(천주교 인천교구 사제연대)

by 수영루치아 2009. 4. 20.

오늘은 월요일 천막 기도회장을 가톨릭 청년연대가 함께 하는 날이다.
아침 부터 내리는 비에 조금 걱정이 되었지만...
여전히 천막 기도회장은 그 자리에 굳건히 서 있고...
정윤섭 신부님이 자리를 지키고 계신다.
어제 춥지는 않았는지 인사를 나누는데...
어제 밤을 지키신 분은 정봉 신부님이시란다.
급하게 아침에 일이 생겨서 다음 교대 시간까지
신부님께서 자리를 지키게 되셨다고 한다.

아침시간은 많은 손님들이 방문하셨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국회의원이 인천시당 분들과 함께 찾아오셨습니다.

야 3당에서 ( 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 한결 같이 목소리를 높여

경인 운하 반대를 외치고 있는데

가톨릭에서 신부님들이 앞장서 외쳐주심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원내에도 큰 힘 받고 힘차게 싸워나가겠노라며

30여분 이야기를 나누고 11시 기자회견 일정으로 급하게 자리를 정리했네요..
비는 시간이 갈수록 그치질 않고 바람과 함께 몰아치다가
결국 9시가 조금 넘어서 그쳤네요...
하지만 여전히 바람은 불고...

뒤늦게 천막에 몰이 고여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신부님과 힘을 모아 물을 쏟아 내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혹여 아침에 물벼락을 맞진 않을까 하는 걱정에...

한바탕 작업을 하고 심곡부활 성당 도미니크 성가대 회원 여러분이
신부님 지지 방문차 물을 준비해 오셨네요...

 

날씨 : 어제까지는 밝고 맑다가 오늘부터 비온다.
         메마른 먼지의 땅 위에 단비 온다.

정신없이 짐을 꾸리고 차를 몰고 겨우 겨우 시간에 맞춰 도착.
신자들의 기도 소리! 아, 묵주를 안 가져 왔네!!
핸드폰은 챙기는 놈이 묵주를 챙기지 않으니 신자가 아닌가 보다.
다행히 식복사 자매님이 오셔서, 귓속말로 '자매님 묵주 좀 갖다 주세요!' 했다.

주차장에 많은 이들이 들어왔다 나갔다 한다. 그런데
누구 하나 이곳에 관심이 없나 보다. 그래, 맞다!
나도 언젠가 길 위헤 세워진 천막을 그냥 스쳐 지나갔었던 것 같다.
그 안에 누가, 왜 있는지 묻지도 않고 그냥 갔었다.

무척 많은 비가 바람에 실려 내려 온다.
마을 대지에 고마운 단비가 내리듯 우리 교구 신부님들의 작은 소리가
이 땅에 생명이 되길 바란다.

P.S 11:50
 잠이 안 온다!!
텐트가 무너질 듯 운다!!
삐걱대는 소리에...

이러다 노상 기도로
바뀌는 것 아닐까??

그만 좀 불어라,
바람아!!

그래도 천막 훈훈하다. 훌륭하다!!

33일, 천막...그 자리

날리는 비에게
우리의 기도가
허락될 수 있다면

빗물 모이는
가장 낮은 곳으로
달려가
누구보다 먼저
우리의 온몸을 담그고
밤새 날리는 비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릴 것이다

비닐로 만든 이 집을
삼킬 듯 덤비는 바람의 한 자락에
바람과 소망이 묻어
저 먼 나라에 전해 진다면

지붕없는 길 위에서
잠을 청한다 해도
우리의 기도를 전해 준
바람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릴 것이다.    -2009.4.20


김성훈이가 이곳에서 누워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