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 간다
아침부터 부산한 움직임으로 전철에 몸을 싣고
머릿속으로 친구들의 얼굴을 하나 씩 그려봤다... 미소가 지어진다..
갑작스런 위경련으로
몇일째 미음으로 연명을 했던 나를 걱정스레 쳐다보는 아들과 신랑의 눈을 뒤에 두고
난 신나게 집을 나선터... 산행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약간의 걱정은 있었지만
왠지 기분이 좋아 잘 할 수 있을거라는 자신의 최면을 가지고
내 발걸음은 가벼웠다.
수락산 역에 도착하니 화장실이 급하다.
먼저 화장실로 가보니 줄이 길게... 모두 산행 하려는 사람들이다... 와~~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솔치 전화...ㅋ '어디쯤 오냐' 한다.. ' 응 수락산 역 화장실이야~' 했더니
'으이그.. 빨랑와' 한다..ㅋㅋㅋ
1번 출구로 가서 주차장 쪽을 보니 반가운 얼굴이 보인다.
솔치.. 열정이.. 민들레.. 바이올렛.. 동글이.. 귀걸이.. 그리고 낯선 솔치의 친구 초목이..
서로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으려니
아바의 등장이다..
우린 더 올 친구들이 있나를 확인하고
내가 가져 온 손바닥만한 수건을 한장 씩 선물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산 중턱쯤 지나면서
체력이 바닥나기 시작이다.
다른 때 같았으면 거뜬하게 올랐을 거리를..
처음 산행 하는것 처럼... 다리는 천근이고 몸은 힘이 하나도 없다.
이걸 어쩌나.. 표시도 못내겠고.. 걱정반 투지반으로 깔딱고개를 왔다.
깔딱고개에서 잠시 쉼을 가지며 재 정비를 하자니.. 왠 바람이...
아이고.. 이러다 여토들 다 날라가겠당~~ㅎ
동글이는 나무를 붙들고 나는 열정이를 붙들고..ㅋㅋ
열정이 다리에 쥐가 나려 하는것 같다고 하니
초목이 아스피린을 꺼내 주며 먹으면 괜찮을 거라 한다.
나도 덩달아 걱정되어 한 알을 먹었고 열정이는 두 알을 먹었다.
바위코스를 시작하고 얼마쯤..
이를 어째... 내 오른쪽 다리가... 쥐가 나기 시작...
옴짝 달싹도 못하겠고... 아이고 아파라...
바위 중간쯤이라 내려가지도 자리를 잡지도 못하는 상황... 순간 당황스러웠다.
이궁... 어쩌나.. 바람까지 심하게 불어 친구들이 추울텐데..
열정이가 경험이 있는지 내 다리를 풀어주기 시작했다.
고맙고 미안하고.. 산에 오르는것 만으로도 힘들었을텐데..
친구들의 걱정으로 다리는 안정을 찾았고 또 다시 쥐가 날까봐
아바가 배낭을 들어주고
솔치가 뒤에서 밀어주고 잡아주고
귀걸이가 들어주고.. 당겨주고.. 조심조심 하여 배낭바위까지 무사히 올라갔다.
초목이는 심한 바람을 피해 점심먹을 장소를 물색하고
아바와 솔치는 먼저 끓여야 될 라면과 대구탕 준비를 위해 밥 먹을 장소로 가고..
이런... 이때 또 다시 내 다리는 말썽이다..
이번엔 왼쪽다리.. 더 심하다... ㅠㅠㅠㅠ
열정이의 정성스런 애씀 덕분에 천천히 정상으로 돌아온 내 다리..
아이고.. 창피하고 미안해라.. 이거이 무슨 꼴이고...
아마 다시는 나와 산행을 같이 하겠다는 친구는 없을것 같은 불길한 예감... 이를 어째.. 흑흑..
한참을 내 다리와 씨름을 하고 있자니..
코를 뭔가가 자극하기 시작... 배에서 꼬르륵 장단을 맞춘다...
흐미... 요거이 무슨 냄새?... 대구탕과 떡라면... 와우~~!!
순간 아픈거 잊어먹고.. 우선 시장한 배 채우는데 열심..ㅋㅋ 몬산다...ㅎㅎㅎ
컵떡라면을 먹고.. 대구탕에 각자가 가져온 점심을 먹고..
과일에 커피.. 그리고 이슬이를 한 잔씩... 바이올렛이 준비한 복분자 원액... 크~~ 좋타~~!!
저체온증 오면 큰일난다고 담요와 케시미론 잠바를 준비해 온 아바와 열정이..
요거이.. 대단한 준비성이여.. 덕분에 따뜻했어... 정말 고맙다 친구야^^
잠시 쉼을 가져서 그랬는지 내 다리는 많이 좋아졌는데
체온의 떨어지기 시작 하자 우린 더 있을 수 없어 하산 시작.
더 오르자는 의견도 있었는데 내가 걸림돌이 되는 바람에 그냥 하산하기로 했다.
얼마쯤 내려오니 친구들 전화..ㅋㅋ
뒷풀이 참석 요원들이당~ ㅎ
산행은 친구들의 덕분으로 안전하게 마무리가 되고
뒷풀이 장소로 이동.. 산새소리와 에머랄드가 수락산 역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수락산역 근처에 천하 감자탕 집인가(?) 에서 또 다른 만남은 시작되고
감자탕과 감자탕찜을 주문한 우리는 깔깔대며 맛난 음식을 먹고 마시고 즐기는데
서현이 등장이다..ㅎㅎㅎ 이쁜공주님..^^
여기까지가.. 내가 본 전부.. 이후의 일들은 나두 잘 몰러..
내가 가고 좀 더 있다가 노래방으로 갔다는 특파원의 보고가 있었음..ㅋㅋ
산행후기는 여기까지..
나 때문에 욕본 친구들아 고맙다.. 그리고 미안했고..
친구들이 있어 활짝 웃을 수 있다는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또 한번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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