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많은 사람들이 태교에 관심을 가진다. 태교에 관련된 책들도 정말 많다. 이 책들을 살펴보면, 태교 하나 잘 하면, 아이가 천재가 될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의학이나 심리학에서는 정작 태교에 대하여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것은 태교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태교의 중요성은 오래 전부터 강조되어 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이가 만들어지는 태내 환경이 중요할 것이라는 생각은 보편적이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이것을 입증하려는 시도는 오래 되지 않았고, 연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태교에 주된 초점인 지능이나 성격 등은 복잡한 개념이기 때문이다. 사실 성인이나 아동을 대상으로 지능이나 성격을 측정하는 것도 그 정확성과 정밀성에 있어서 많은 비판을 받는데, 엄마 뱃속에 있는 아이의 지능이나 성격을 어떻게 연구하겠는가? 그렇다고 태교를 받은 아이와 받지 않은 아이들의 출생 이후를 비교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만약 두 경우에 차이가 있다면, 그것이 태교의 차이인지 아니면 다른 원인이 있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태교에 대해서 근거없이 과장광고를 하는 것은 문제시될 수 있다. 어느 음악가가 태교음악을 만들었고, 그것을 시중에 팔기 위해서 효과를 검증해 달라고 어느 심리학자에게 문의를 하였다고 한다. 심리학자는 이 태교음악이 효과가 있는지 알기 위해서 세 집단을 비교하기로 하였다. A집단은 엄마에게 아무런 음악을 듣지 않게 하였고, B집단은 이 음악가가 만든 태교음악을 엄마에게 들려주었다. 그리고 C집단은 태교음악이 아닌 일반 클래식을 들려주었다. 만약 이 음악가가 만든 태교음악이 태교에 있어서 효과가 있다고 말하기 위해서는 B집단이 A나 C집단보다 더 뛰어난 무엇인가를 보여야 한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B집단이 분명히 A집단보다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C집단과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뱃속의 아이에게는 태교를 위하여 특별히 만든 음악이나 그냥 일반 클래식 음악이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태교에 관심을 갖는 일은 어리석은 일일까? 그렇지 않다. 과학적으로 태교의 여러 효과에 대하여 의문이 제기되고는 있으나, 여전히 태교는 중요하다! 왜? 그것은 바로 부모됨의 준비를 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태교는 아이에게 무슨 교육을 시켜서, 아이가 남들과 달리 성격도 좋고, 머리도 똑똑한 아이로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부부에게 부모가 되도록 하는 교육인 것이다!
사람은 무려 10개월 동안이나 엄마의 뱃속에 있다가 나온다. 왜 이렇게 오래 있어야 할까? 물론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여러 의미를 발견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 의미란 바로 부모됨의 준비를 철저히 하라는 하늘의 뜻이다. 아이가 엄마 뱃속에 오래 있지 않고 금방 세상에 나와도, 부모가 돈만 있다면 먹고 입히고 재우는 것은 문제가 안된다. 만약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가 의식주라면, 엄마 뱃속에 10개월 동안이나 있지 않아도 될 것이다. 다른 동물들처럼 빨리 만들어지고, 빨리 태어나면 그만인 것이다. 그러나 누차 강조하지만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의식주가 아니라 마음이다. 마음이란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격이나 지능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사람에게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고, 아이가 이 세상에서 좋은 마음을 가지기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이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그 부모됨의 준비를 철저히 하라고 10개월 동안이나 있는 것이다. 사실 10개월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10개월이면 벼를 심고 거두는 기간이며, 새학년이 시작하고 끝나는 기간이다. 무엇보다 사람이 충분히 변하고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인 것이다. 그렇다면 부모됨의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까? 보통의 가정에서 아내가 임신을 하면, 아내는 태교를 한답시고 보지도 않을 책들을 잔뜩 사다놓고, 남편은 눈에 불을 켜고 돈을 번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빠로서의 역할과 엄마로서의 역할을 준비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부부로서만 지냈지만, 이제는 부모로서도 살아야 한다.
부부로서의 준비는 조금 부족해도, 다들 그럭저럭 살아간다. 서로 포기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이혼하고 재혼하고 싶으나,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라는 생각 때문에 이혼하지도 못하고 그럭저럭 살아간다. 행복하지는 않다고 결혼생활이 크게 실패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부모로서의 준비는 다르다. 부모로서의 준비가 부족할 경우에는 자녀 문제 때문에 평생을 고생하기 쉽다. 부부야 이혼이라도 되지만, 자녀가 말썽을 부리고 속을 썩이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말로야 “호적을 파가라”고 말하지만, 이것이 어디 진심이겠는가?
태교는 좋은 아빠로서의 역할이 무엇일지, 좋은 엄마로서의 역할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고 이것을 준비하는 것이다. 날마다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 “내가 너의 아빠(엄마)란다”고 하면서, 동화책도 읽어주고 음악도 듣는다. 쉽게 말해서 아이를 위하여 마음을 쏟는 것이 태교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부부는 자신들이 부모가 될 준비를 하게 되고, 결국 아이가 태어났을 때 당황하지 않고 아빠와 엄마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준비된 아빠와 엄마는 아이에게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고, 그리고 부부 관계도 좋아져서 결국 화목한 가정을 이루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이미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는 주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하여, 아이를 낳아서 기르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도 들어보고, 더 가장 좋은 스승인 부모님의 말씀을 듣는 것도 정말 좋은 태교라고 할 수 있다. 태교의 목적은 아이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부모를 변화시키는 것임을 기억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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