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부산히 열면서 방태산의 여정은 시작되었다.
성당에서 그동안 봉사를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고 신부님께서 보내주시는 여행이었다.
갑자기 가게된 이유로 다른 준비는 하지 않아도 되었다.
아이를 등교시키며 바쁜걸음을 성당으로 향했다.
일찍이 도착한 다른 교우들의 부지런함에 난 버스 맨 뒷좌석에 앉았다.
여덟시 이십분경에 버스는 서서히 출발을 하고
좌석에 등을 기대며 창밖으로 나의 눈길을 두었다.
그동안 침체되어 어떠한 것도 즐거운것이 없었던 내 기분은
조금씩 상기되고 있었고 마음은 가을을 찾아 떠나는 나그네가 되고 있었다.
시내를 벗어나 국도를 타고 달리는 버스안에서 바라보는 바깥 세상은 쓸쓸한 가을빛에 물들어가기를
마다하지 않고 성질 급한 나뭇잎들의 옷 바꿔 입음을 도와주고 있다.
차안은 술렁인다.
출발하면서 아침 대용으로 떡을 나누어 주었는데
모두들 서둔 아침으로 식사를 못하고 나왔는지 열심히들 먹는다.
커피에 간식거리까지 다 돌리고 나서
오늘의 안전을 위해 우린 기도를 올리고 잠시 조용한 시간에 머물렀다.
고속도로에 오르면서 각자의 취향에 맞게 노래를 한 곡씩 불렀다.
난 눈을 감고 변변하지 못한 내 몸을 쉬이고 있었는데
진행 요원이 내게 노래를 청한다.
한곡은 해야 할 듯 해서
최진희 노래 '이 여자가 가는 곳은'을 불렀다.
자리로 돌아와 앉는데
또 한 곡을 하란다.
사양을 하고 앉으니 따라와 끌어낸다.
피곤한 몸이지만 긴장이 풀어진 느낌이 갑자기 몰려왔다.
못이기는척 하고 장철웅의 '서울이곳은'을 불렀다.
산새가 깊어지고 하늘은 높아지고 햇살은 농익고
골짜기를 돌아돌아 방태산 계곡이다.
서둘러 짐들을 내리고
마련한 점심을 맛있게 나누며 서로의 기분을 수다스럽게 이야기 하며 웃었다.
흔들리는 버스(길 탓으로)때문인지 약간 멀리를 했고
덕분에 속은 편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점심을 먹었다.
옆에서 흐르는 계곡의 물은
우렁찬 소리를 내며 아래로 아래로 간다.
가다 가다 작은 바윗돌에 걸리면 돌아서 돌아서 간다.
돌면서 이는 작은 소용돌이들의 앙증맞음을 보면서
삶도 저러거늘.. 했다.
물의 깨끗함은 나를 유혹한다.
등산화를 벗고 양말을 한쪽에 벗어 놓으며
흐르는 물속에 발을 담갔다.
뼛속까지 느껴지는
짜릿함은 매혹적이었다.
울렁거리는 위장을 깨끗이 낫게하고
기분까지 상쾌하게 만들었다.
도심의 소음과 먼지를 한아름 내려 놓으려니
왠지 자연에게 미안한 맘이 앞선다.
곧게 뻣은 소나무들 우렁우렁 가지들을 가슴에 담고 있는 이름모들 나무들
그들과 함께 하면서 자신이 해야할 일들을 묵묵히 하고 있는 농민들
거짓없이 뿌린대로 거두리라는 믿음으로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는 풍경이라... 멋졌다.
그리고 감사했다.
방태산 휴양림을 뒤로 하고
간식겸 이른 저녁을 하기 위해 잠시 머문곳.. 막국수집
간단히 감자전과 막국수를 시식하고
버스에 오른시간 오후 여섯시 반..
이궁.. 지금 출발하면 적어도 열한시는 될텐데..
집에서 기다릴 식구에게 전화 넣고
편안한 맘으로 내 몸을 버스 등받이에 누였으나 자리가 매우 불편했다..
그렇게 인천 도착.. 에고 에고... 몸이 왜이러지?...
'♣ 여는 문 > 떠나자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반장 야유회 (0) | 2006.06.05 |
---|---|
문학산 등반 (0) | 2006.03.20 |
북한산을 다녀와서 - 교육과 산행 (0) | 2005.04.18 |
미리네 성지를 다녀오며 (0) | 2005.04.09 |
철마산 산행 (0) | 2004.10.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