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봄(春)을 함께 찍으실래요? - 사회사목국장 박요환(요한세례자)신부
지난해보다 느리게 봄이 내려 왔습니다.
사람의 마음에도 봄은 아주 느리게 내려 왔습니다.
사람들 마음에 꽃이 피면 나무의 핀 꽃을 담고 싶어 합니다.
요즘은 사진기가 우리 손에 손쉽게 들려 있어 언제나 어디서나 쉽게 꽃을 찍을 수 있고,
그러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시기가 요즘입니다.
길을 지나다가 꽃을 찍고 있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는 것은
아마도 지나가는 봄을 마음에 담고 싶은 우리의 소망이 녹여져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봄이라는 단어를 살펴보면 문득 '보다' 동사가 그려집니다.
봄=보다.
무엇을 볼까? 사람들이 눈으로 아름다운 자연에 피어나는 꽃들과 화초,
나무의 새순들을 많이 볼 수 있어서 "봄"이라고 하지 않았을까요?
"사람들 가슴에 봄이 있고, 사람들 심장에 꽃이 있다."
이렇게 적어 보면서 사람들이 간직한 이 봄과 꽃을 어떻게 서로 나눌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서 여우가 왕자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소중한 것은 눈으로 볼 수 없는 거야. 마음으로 보는거란다."
이 봄에 꽃을 보고 그 순간을 간직하고 싶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저는 그 사람들 안에 있는 봄을 읽습니다.
사랑받고 싶고, 사랑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에게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것을 읽어 줄 누군가가 필요하고,
그것을 끄집어내어 아름답다라고 말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읽게 됩니다.
그러한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풍요로운 세살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만믈이 피어오르는 봄입니다.
사랑의 눈으로 바라볼 때 모든 생명은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봄은 늙은 나무에도 생기를 주고,
새로운 잎사귀를 피어나게 합니다.
모든 것이 놀라움으로 읽혀지고,
경외심으로 하느님의 창조사업을 바라보게 합니다.
그리고 우리를 바라보게 합니다.
우리의 봄을 말입니다.
우리의 새순은 무엇이며, 우리가 피워낼 꽃은 무엇일까요?
사랑이 아니라면 생명이 아니라면 대답하기 힘들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 봄, 우리 안에 꿈틀거리고 있는 숨쉬는 봄을 함께 공유해 보면 어떻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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