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오리 사냥 / 이창수
겨우내 물오리 한 마리 잡지 못했다
분풀이로 두껍게 얼은 겨울강 내리쳤던
돌멩이도 두고 왔다
매화꽃 필 무렵 풀린 강물에
그 돌멩이 깊이 가라앉았다
면면하게 흘러가는 강은
상처 하나 입지 않았고
영하 10도의 눈발에 찍힌
고적한 발자국도 사라져버렸다
다만 강물 속에는
구름상여 지고 가는 물오리만
들그림자로 어른거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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