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친구가 색종이를 예쁘게 접어서 내 얼굴에 꼬깔을 씌어 주었다.
아주 예쁜 무지개 꼬깔이었다.
조금은 서툴지만, 내 얼굴에 눈. 코.입 을 차례로 만들어 예쁘게 붙여 주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정성을 들인 예쁜 원피스도 손수 만들어 입혀주었다.
친구는 나를 한 바퀴 뱅그르 돌려 보더니..웃음을 던져 주었다.
한 손엔 예쁜 후리지아 꽃도 쥐어 주었고.
빨간색 종이를 접어서 예쁜 구두도 만들어 신겨 주었다.
시간이 흘러 어두워질 무렵에 친구는 약속이라도 있듯이
급하게 나를 한 쪽 창가에 오도커니 세워 놓고 밖으로 나가 버렸다..
어두움이 밀려 오는 시간에 창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새찬 바람도 휘몰아 치고 있는데....
시간이 흘러도 친구는 돌아 오질 않는다.
빗방울이 차창 넘어 들어 오고 있다.
친구가 급하게 나가느라 창문을 깜빡 닫지 않고 외출을 한 것이다.
내 몸이 빗방울에 적셔지고 있었다...
예쁜 구두에 , 예쁜 꼬깔에. 손에 든 후리지아 꽃까지 흠뻑 젖어 들고 있다.
몸이 무거워진다. 금방이라도 온 몸이 빗줄기에 적셔져서 꼼짝을 못하겠다.
비에 흠뻑젖은 나는 친구를 원망하지는 않는다..
창가에 두고 간 나를 깜빡한것 뿐이겠지.....
나는 빗줄기로 얼룩져진 얼굴로 하늘을 바라 볼뿐....
빗줄기를 원망하자...새찬 비바람을 원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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