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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도하는 삶/교구·본당소식

2015년 인천교구장 사목교서

by 수영루치아 2014. 11. 20.

2015년 인천교구장 사목교서 

“성가정이 되는 한해를 기원합니다.”

가정은 작은 교회입니다.

지난 8월 우리나라를 방문하신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평신도 사도직 단체와의 만남에서 “가정은 사회의 기초 단위이며, 어린이들이 우리 공동체 안에서 신성과 청렴과 정의의 횃불이 되도록 인간적, 정신적, 도덕적 가치를 배우는 첫 학교”라고 강조하였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현실은 가정이 멍들어 가고 있습니다. 많은 가정이 이혼으로 고통당하고 있으며, 많은 청소년들이 방황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핵가족 시대를 맞아 부모와 자녀 간의 소통도 문제입니다. 저마다 자기만을 위한 삶을 추구하다 보니 아름다운 우리의 전통인 부모공경도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고령화 사회를 맞아 노인들의 삶이 풍요롭지 못하기에 힘들어 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물질주의의 팽배로 풍족한 돈이 있어야만 결혼한다는 풍조가 생겨나고, 이로 인해 결혼 연령이 높아지며, 결혼은 안 하면 더 좋다는 풍조가 만연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녀출산이 늦어지고, 자녀가 보물이 아니라 짐이라는 사고가 팽배해 가고 있습니다. 고령 사회를 눈앞에 둔 우리 모두의 걱정이 점점 깊어만 가는데, 이 모든 것이 물질문명이 가져 온 폐해이기도 합니다. 저마다 자기만 편하기를 바라는 마음, 자기의 이익만 바라는 마음이 계속 우리 안에 존재 하는 한, 이 나라 이 교회의 미래는 어두울 것입니다.

가정이 튼튼해야 국가도 교회도 튼튼합니다.


1. 기도하는 가정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자신의 교황교서 4항에 “기도는 가정이 하느님의 ‘힘’을 나누어 받도록 도와줌으로써 가정의 힘과 정신적 일치를 증대시켜 줍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가족이 둘러 앉아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교회가 가르치는 기본적인 기도인 아침과 저녁 기도, 식사 전 후 기도 등을 게을리 하지 않는 가정이어야 하겠습니다. 더 나아가 묵주기도나 성경을 읽고 기도하는 것 등도 가정 성화에 너무나 큰 선물이 될 것입니다. 가족 모두가 하느님께서 주신 아름다운 선물임을 깨닫고 감사하며, 서로를 위해서 기도해 주는 성가정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무슨 일이든 가족이 함께 모여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느님께 기도드린다면 다 들어주실 것입니다.

세례를 받아 신자가 되었음에도 성당을 멀리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성당에 나가 하느님을 찬미하는 가정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런 가정은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가족의 기도로 이겨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대화와 사랑의 공동체라는 것을 마음에 새기고 실천해야 합니다.

가족이 서로 대화하는 사랑의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특별히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말하고 싶습니다. 식사 시간에는 텔레비전이나 스마트 폰을 끄고 서로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하고 사랑을 나누며, 주말에는 가족이 함께 식사하며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어려움을 당하면 스스럼없이 서로가 이야기 하고, 도와주는 가정은 가족 전체가 늘 그리워하며 보고 싶은 가족일 것입니다. 부부 사이, 부모와 자녀 사이, 할머니 할아버지와 자녀들 그리고 손자들 사이가 사랑으로 가득하기를 기대합니다.


3. 고통 속에 있는 가정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우리 사회 안에 다양한 형태의 아픔과 고통 속에 있는 가정이 참으로 많습니다. 이 가정들 역시 주님께서 진심으로 사랑하는 가정입니다. 따라서 용기를 잃지 말고 어떤 난관 속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님 안에서 얻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교회 역시 이들에게 큰 관심을 갖고 함께 해야 할 것입니다.


4. 함께 봉사하는 공동체가 되면 좋겠습니다.

“봉사직을 훌륭히 수행하는 이들은 좋은 명성을 얻고, 그리스도 예수님에 대한 믿음에 더욱 큰 확신을 얻게 됩니다.”(1티모 3, 13)

봉사는 이렇듯 우리 삶에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합니다. 이를 가족이 함께 한다면 더 쉽게 참 인생의 가치를 배우고, 이 사회의 필요한 구성원이 되며, 공동선을 위해서 일하는 빛나는 신앙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남에게 봉사해 본 사람만이 사랑이 주는 행복의 의미를 깨닫게 되고 행복한 인생을 살 것입니다.

성가정의 해를 맞아 인천교구 내의 모든 가정이 주님의 사랑과 평화 속에서 진심으로 행복한 가정이 되길 기원합니다.

  

천주교 인천교구장 최기산 보니파시오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