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크레파스
나카야 미와 / 웅진 닷컴
반짝반짝 새 크레파스가 있었어요.
“아휴, 심심해.”
어느 날 노랑이가 뛰쳐나왔어요.
“이렇게 내내 꼼짝 않고 있기는 싫어.”
노랑이는 그렇게 말하며 책상 위를 타닥타닥 뛰어가다가
새하얀 종이를 한 장 발견했어요.
“우아! 커다랗고 새하얀 종이다!”
노랑이는 자기도 모르게 빙글빙글 돌면서 종이에 나비를 그렸어요.
“와 기분 최고다!”
노랑이는 신이 났어요.
“참! 나비가 있으면 꽃도 있어야지.”
그래서 노랑이는 빨강이와 분홍이를 불러왔어요.
커다란 종이를 보자 빨강이와 분홍이도 신이 났죠.
빙글 빙글, 빨강이는 툴립을 그리고,
미끌미끌, 분홍이는 코스모스를 그렸어요.
“맞아! 꽃에는 이파리도 있어야해.”
그래서 분홍이는 초록이와 연두를 불러왔어요.
커다란 종이를 보자 초록이와 연두도 좋아했어요.
쓰윽쓰윽, 연두는 코스모스에
주욱주욱, 초록이는 튤립에 이파리를 그렸어요.
“맞아! 꽃이 피려면 땅도 있어야 해.”
“그러면 나무도 심자.”
그래서 연두는 황토와 갈색이를 불러왔어요.
커다란 종이를 보자 황토와 갈색이도 기뻐했죠.
스스슥 스스슥, 갈색이가 땅을 그렸어요.
영차 영차, 황토는 나무를 그렸어요.
“참, 하늘을 빠뜨릴 순 없지!”
“하늘에는 구름도 있어야 해.”
갈색이가 파랑이와 하늘이를 불러왔어요.
커다란 종이를 보자 파랑이와 하늘이도 신이 났어요.
“둥글둥글, 뭉게구름을 그려야지”
“휘익 휘익, 나는 푸른 하늘을 그려야 겠어.”
“야, 완성!”
크레파스 친구들은 처음그린 그림에 가슴이 뿌듯했어요.
그때, 까망이가 다가와서 말했어요.
“저기, 나는? 나는 무얼 그릴까?”
“까망이는 안 그려도 돼.”
“이렇게 예쁘게 그렸는데, 까맣게 되면 안 되잖아.”
아무도 까망이를 끼워주지 않았어요.
“우리 계속 그리자.”
“그래. 더 많이 많이 그리자.”
크레파스 친구들은 다시 즐겁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휴, 왜 나만 이런 색일까?”
“까망아, 기운 내.”
그때, 샤프 형이 와서 까망이를 위로해 주었지요.
그런데 무슨 일일까요?
크레파스 친구들이 웅성웅성 말다툼을 시작했어요.
“내가 그린 데다 또 그리면 어떻게 해?”
“너야 말로 내가 그린 위에 또 그리고 있잖아.”
크레파스 친구들이 그리기에만 너무 열중하다보니,
그림은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어요.
그때, 샤프 형이 까망이에게 뭐라고 소곤 거렸어요.
그 말에 까망이는 깜짝 놀랐어요.
갑자기, 까망이가 다른 친구들이 그린 그림 위를 까맣게 칠하기 시작했어요.
스스슥 쓱쓱, 머리가 다 달을 만큼 새까맣게 만들어 버렸죠.
모두들 화가 나서 말했어요.
“까망아! 너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우리 그림이 새까맣게 돼 버렸잖아.”
그때 샤프 형이
“싸우지 말고 다들 나를 좀 봐.”
그러고는 까망이가 칠한 것을 사사삭 싹싹, 벗겨 냈어요.
눈 깜짝할 사이에 알록달록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에 팡팡 터졌어요.
“우리가 그린 그림이 불꽃이 됐어!”
“샤프 형, 고마워요”
“인사는 까망이한테 해야지, 까망이 덕분에 불꽃놀이를 할 수 있었으니까 말이야.”
“까망아, 아까는 미안했어.”
“까망이 너 대단하구나.”
크레파스 친구들은 까망이와 화해하고 사이좋게 지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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