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 김성진베드로 신부님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한해의 끝이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곳곳에서는 추수를 통해 한해의 결실을 얻는 기쁨이 있는 시간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오시는 날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 날과 그 시간은 모르지만, 징표를 보고 그 시기를 알아야 함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곧 우리는 여기서 그 날과 그 시간을 알기 위해서는 주위를 둘러보는 노력이 필요함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제가 있는 신학교에서 신학생들과 들깨 수확을 했습니다.
제 나름대로 ‘들깨 수확을 언제 해야 하나?’ 하고 가늠만 하고 밭으로 나가보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고 있었습니다.
길을 지나면서 다른 밭의 상태만 보고 ‘아직 멀었구나.’ 하는 생각만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학교 직원분께서 다급하게 ‘들깨가 다 익었는데 왜 추수를 안 하느냐’며
저에게 빨리 서두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아직 추수 때가 멀지 않았습니까?’ 대답하고 밭에 가보니 들깨는 이미 추수 시기가 넘어 있었습니다.
그 순간 ‘내가 내 뜻대로 판단해서 적당한 시기를 놓쳤구나.’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밭에 가끔이라도 나갔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하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그래도 서둘러 추수를 해서 나름대로 수확의 기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표징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그 시기를 깨달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그 표징들을 보려 하지 않는다면
예수님께서 바로 문 앞에 계시는데도 그 모습을 알아보지 못하게 될 것이고
결국 뽑힌 무리에 들어가지 못하는 불행을 겪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 표징을 우리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오늘은 평신도 주일입니다. 평신도는 교회가 세상과 소통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곧 세상의 빛으로서 직접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평신도의 역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빛의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소명이고
그것을 통해서 세상이 밝게 변한다면 그것이 바로 예수님이 문 앞에 오시는 구원의 때일 것입니다.
내가 사는 세상 안에서 무감각, 무관심으로 예수님이 오시는 시간을 생각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세상에 빛이 없다면 그것을 깨닫고 빛을 주는 것이 예수님이 주시는 표징을 받아들이는 것이 될 것입니다.
또한, 먼저 빛을 내는 기존의 사람들과 함께 변화에 같이 동참하는 것도 표징을 알고 따라가는 방법일 것입니다.
평신도 주일인 오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표징을 받아들이고
평신도로서 해야 할 역할을 충실히 해야한다는 것을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김성진 베드로 신부 인천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