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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오리 사냥 - 이창수

수영루치아 2009. 10. 16. 16:12

물오리 사냥 / 이창수

 

 

겨우내 물오리 한 마리 잡지 못했다

분풀이로 두껍게 얼은 겨울강 내리쳤던

돌멩이도 두고 왔다

매화꽃 필 무렵 풀린 강물에

그 돌멩이 깊이 가라앉았다

면면하게 흘러가는 강은

상처 하나 입지 않았고

영하 10도의 눈발에 찍힌

고적한 발자국도 사라져버렸다

다만 강물 속에는

구름상여 지고 가는 물오리만

들그림자로 어른거릴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