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루치아 2005. 11. 9. 08:39

 

배가 고프다 ......... 정호승

 

 

모래를 먹는다

배가 고프다

모래의 물의 마신다

목이 마르다

 

멍든 해당화의 손을 잡고

바닷가 기슭으로 기슭으로만 치달려도

배가 고프다

 

내가 얼마나 모래를 먹어야

바다가 될 수 있을까

내가 얼마나 모래를 먹어야

소금이 될 수 있을까

 

바위는 모래가 되어

제 이름이 없어지고

강물은 바다에 이르러

제 이름이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