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루치아 2005. 6. 23. 09:45

 

20cm의 사랑... 작자미상

 

 

개구멍이 있다

지나치는 인간들이

짧다란 다리만 뵈는 것이

내가 널 봄을 닮았다

 

겨우 20cm의 구멍으로

온 세상을 다 본 듯 했다

몹쓸 하늘 빛 쓰레기통이 보이고

싸리잎 몇 개와

하늘도 뵈지 않는 구멍을 통해

널 다 본 듯

세상을 다 본 듯 했다

 

그것은 세상의 전부가 아니니

별이 없는 공간으로 다시 보자

우리의 만남을

꽃답게 訣別하고

20cm 뿐인 사랑은

결국 訣別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