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udy 자료/한국어교육
경인일보 기사.. 다민족 한국어 교실
수영루치아
2008. 10. 10. 12:16
한국어 공부 열올리는 외국인 주부들 "당당한 엄마 되고파 한글 배워요" | ||||||
주민자치센터에 모여 말하고 읽고 '구슬땀'… "아이에게 한국어로 얘기해줄것" 강한의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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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쩡식씨 집…이지요. 지귬 집에 있나…요. 전화 바꺼주세요오." 지난 7일 오후 7시 인천 동구 송현3동 주민자치센터 강의실에서 한국말인지 외국말인지 분간되지 않는 대화 소리가 흘러나온다. "자 따라해 보세요. 박정식씨 집이지요. 지금 집에 있나요." 강의실 칠판엔 큼지막한 한글이 쓰여있고 학생들은 안간힘을 쓰며 글자를 따라 읽는다. 이날은 송현3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하는 외국인 한글교실이 있는 날. 학생은 이 동네 사는 4명의 젊은 외국인 주부와 몽골 출신 남학생 1명이 전부지만 선생님을 바라보는 이들의 눈은 고3수험생 못지 않다. 특히 이날은 지난 5월부터 시작한 한글 수업의 초급 과정이 끝나고 중급 코스가 시작되는 첫날이라 사뭇 긴장한듯 보였다. 올해 초 한국인 남편을 따라 중국에서 이 곳으로 시집왔다는 리우린(22)씨는 "조금 있으면 아이가 태어나는데 한국말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아기한테 너무 창피할 것 같아 한글을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마음은 급한데 한국어가 너무 어려워 큰 일"이라며 수줍게 미소지었다. 리씨는 아직 한국말이 서툴러 집에 같이 사는 시어머니와 장도 같이보고 병원도 함께 간다고 한다. 3년전 베트남에서 시집 온 이수진(21)씨의 한국어 실력은 다섯명 중 가장 낫다. 지금은 국제 결혼 정보업체에서 통역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다. "한국어는 뒤에 붙는 말이 다르고 윗사람과 아랫사람한테 쓰는 단어도 달라 너무 헷갈린다"며 "집에서 보는 드라마가 한국어 공부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했다. 그녀도 리씨처럼 아이 걱정을 하고 있었다. "지금은 괜찮지만 아이가 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한국말 하나 제대로 못하는 엄마가 얼마나 부끄럽겠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곳에 모인 20대 초·중반 외국인 주부들은 한결같이 한글 배우는 첫번째 이유를 아이때문이라고 했다. 기본적인 의사소통이야 때가 되면 다 하지만 자신의 아이한테 만큼은 외국인 엄마가 아닌 평범한 한국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오후 7시부터 한시간 반가량 이어진 이날 수업내내 4명의 젊은 주부들은 삐뚤빼뚤한 글씨를 연습장에 꼼꼼히 적기도 하고 선생님에게 질문도 하며 한글 삼매경에 빠졌다. 이들에게 한국어는 단지 외국어가 아닌, 어머니가 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필수조건처럼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