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도하는 삶/카톨릭 교리

개정 새 '미사 전례서 총지침' (2002년) 해설

수영루치아 2011. 5. 3. 19:58

개정 새 ‘미사 전례서 총지침’(2002년) 해설


부활의 기쁨이 살아나도록(인사말)


1. 예수님께서 “빵을 들어 감사기도를 올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내어 주는 내 몸이다. 나를 기념하여 이 예식을 행하여라.’ 하고 말씀하셨다. 음식을 나눈 뒤에 또 그와 같이 잔을 들어 ‘이것은 내 피로 맺는 새로운 계약의 잔이다. 나는 너희를 위하여 이 피를 흘리는 것이다.’ 하셨다”(루가 22,19-20). 이렇게 말씀하신 다음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당신 자신을 아버지께 봉헌하셨다. 그렇게 하심으로써 “그리스도께서는 단 한 번 지성소에 들어가셔서 염소나 송아지의 피가 아닌 당신 자신의 피로써 우리에게 영원히 속죄받을 길을 마련해 주셨다”(히브 9,12).


  오늘 우리가 날마다 드리는 미사는 십자가 제사의 재현이다. 이 사실을 드러내고자 십자가를 제단에 모신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모든 성당에 대형 십자가가 모셔져 있다. 참으로 뜻 깊고 좋은 일이다. 그런데 죽임을 당하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계신 모습은 그 자체로만 보면 아름다운 것일 수 없다. 오히려 끔찍하고 소름끼치는 광경이다. 그러나 이 광경은 수천 년의 역사를 지내 오는 동안 신자가 아닌 사람들에게까지 익숙하게 되었다. 그런데 십자가의 의미를 전하는 데에 교회가 떨쳐 버리지 못한 어떤 관성 때문에, 미사 전례를 비롯하여 우리 신앙생활 전반이 일종의 그림자에 덮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십자가의 그림자라고나 할까?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가? 전례와 신앙생활 전반에 부활의 빛과 기쁨 그리고 그 힘이 충분히 스며들지도 발산되지도 못하였다. 그렇게 된 데에는 신자들에게 십자가를 거쳐서 부활에 이르는 그리스도교 핵심 신비를 전체적으로 충분히 각인시켜 주지 못한 교회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십자가 자체가 너무나 크게 부각되고 그만큼 부활의 빛이 가리어지는 결과를 빚었던 것이다. 그렇게 되자 미사와 신앙생활의 전반적 분위기가 필요 없이 무거워지고 활기와 확신이 부족하게 되기도 했던 것이다.


2. 본래 실패와 치욕의 상징이었던 십자가를 그리스도교가 오히려 높이 추켜세우게 된 데에는, 온 인류의 의식을 거대한 바위나 태산보다도 더 무겁게 내리누르던 죽음, 그리고 그 원인인 죄의 문제를 예수님의 십자가가 속 시원히 해결해 주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확신에 따라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슬픔과 어둠의 그림자가 아니라 부활의 찬란한 빛을 발하는 영광의 광원이 되었다. 바오로 사도는 이를 더할 수 없이 힘찬 언어로 선포한다. “형제 여러분, 내가 여러분을 찾아갔을 때에 나는 유식한 말이나 지혜를 가지고 하느님의 그 심오한 진리를 전하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것은 내가 여러분과 함께 지내는 동안 예수 그리스도, 특히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하였기 때문입니다. …… 그리고 내가 말을 하거나 설교를 할 때에도 지혜롭고 설득력 있는 언변을 쓰지 않고 오로지 하느님의 성령과 그의 능력만을 드러내려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여러분의 믿음이 인간의 지혜에 바탕을 두지 않고 하느님의 능력에 바탕을 두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 성서에는, ‘눈으로 본 적이 없고 귀로 들은 적이 없으며 아무도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을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마련해 주셨다.’라는 말씀이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까? 하느님께서는 그 지혜를 성령을 통하여 우리에게 나타내 보이셨습니다”(1고린 2,1-10).


  미사 전례는 바로 이런 의미의 십자가 신비, 성령을 통해서 우리 안에 힘으로 전달되는 그 부활, 새로운 삶의 기쁨을 지금 여기에서 다시 살려 내는 사건이다. 따라서 우리는 미사 전례 전체 안에서 이러한 본래의 의미가 충분히 살아나도록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몇 가지만 예를 들어보자.


3.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례 개혁이 도입한 새로움 가운데 하나는 <주례자>의 역할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례자석을 눈에 띄는 위치에 두도록 하였다. 이것은 물론 전례 집전자가 그리스도를 체현하고 있다는 신학적 바탕에서 이루어진 배려이다. 따라서 전례 집전자는 그 몸가짐 전체로써 회중의 마음을 하느님께 들어 올리고, 회중이 성령께서 살아 움직이고 계심을 느낄 수 있게 하여야 한다.


  몸가짐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신 앞에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는 <합장>의 자세이다. 이 자세는 언제 어디에서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종교적 자세이며, 그 자체가 본인에게나 함께 있는 다른 이들에게 하느님을 향해 몸을 모으고 성령의 움직임에 가장 예민하게 감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몸가짐이다. 각종 형태의 종교 심성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짙게 스며들어 있는 아시아,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합장이 한층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렇기 때문에 주례자는 물론이고 공동집전 미사 때에는 모든 사제가 꼭 반듯한 합장의 자세를 유지함으로써, 주님을 중심으로 모인 하느님 백성 전체의 정신이 자연스럽게 위를 향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그리고 회중도 합장을 하게 함으로써, 사람들이 함께 이루는 경건한 분위기 자체가 상승 작용을 하여 모두 하느님 성령의 기운을 느낄 수 있게 하여야 한다.


  그리고 주례자와 회중이 교대로 하는 <기도>에서도 참석자가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목소리’를 모으고, 보통 때보다 한 단계 더 높여 충분히 큰 소리로 말함으로써, 부활한 삶의 기쁨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목소리가 너무 낮거나 기계적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빠르면 전례의 본래 취지가 살아날 수 없게 된다.


  <성경 봉독>에서도, 보통보다 한 단계 높고 배에서부터 나오는 목소리로 새 삶의 기쁜 소식을 “선포”해야 한다. 선포는 선포이다. 그냥 얌전히 읽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의 기쁜 소식, 새 삶의 복음을 큰 소리로 알리는 것이다. 성경를 봉독하는 사람은 그만큼 여러 번 읽어서 충분히 준비한 다음 천천히, 의미를 정확히 살려서 전달할 수 있도록 잘 훈련을 받아야 한다. 본래는 독서직을 받은 사람만 전례 중에 성경을 봉독할 수 있었는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평신도에게 개방하였다. 그렇다고 해서 이 직분을 잘 수행하기 위한 훈련까지 면제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어문 교육이 주로 글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말하기 훈련을 대단히 소홀히 한 점을 감안하면, 성서 봉독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가 결코 쉽지 않다. 이 점을 명심하여 적임자를 선택하고, 선택된 사람을 잘 준비시켜야 한다.


  <성가>도 공의회의 방침에 따라, 모든 신자가 함께 부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부를 수 있는 곡을 선택하며, 한번 선택한 노래는 자주 바꾸지 말고,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계속해서 불러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4. 물질생활이 많이 풍요해진 오늘날, 세계적으로나 우리나라에서나 사람들이 영적 갈증을 더욱더 느끼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러한 때에 우리가 전례를 통하여 전달되는 부활의 기쁨을 한껏 살려 낼 수 있다면, 미사야말로 우리와 주변의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목마름을 깨끗이 해소해 주고, 영원히 목마르지 않게 해 줄 “야곱의 우물”(요한, 4장)이 될 것이다.


이런 취지로, 주교회의 전례위원회는 미사 전례가 더욱 적절히 거행될 수 있도록 요한 바오로 2세의 지시로 경신성사성에서 2002년에 개정해서 펴낸 「로마 미사 전례서 총지침」(INSTITUTIO GENERALS MISSALIS)의 내용 가운데 기본적으로 중요한 것들을 추려 「간추린 미사 전례 지침」을 펴내게 되었다. 이 지침에 실린 내용들은 새로운 것도 아니고 전례위원회가 마음대로 만들어 낸 것도 아니다. 또한 이 간략한 지침이 「로마 미사 전례서 총지침」을 대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다만 미사 전례를 거행할 때 지켜야 할 최소한의 지침을, 관계자들이 쉽고 간편하게 참고할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례 헌장의 취지를 살려 우리가 “주님이신 그리스도께서 특히 당신의 복된 수난과 저승에서 살아나신 부활과 영광스러운 승천의 파스카 신비, ‘당신의 죽음으로 우리 죽음을 없애시고 부활로 생명을 되찾아 주신’ 그 신비”(전례 헌장, 5항)를 유감없이 드러내고 신앙인들의 정신 속에 되살려 내는 일에 이 지침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2004년 2월 2일 주님 봉헌 축일에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위 원 장 이 병 호 주 교

 

 

새 ‘미사 전례서 총지침’(2002년)에 따른 간추린 미사 전례 지침


  미사는 잔치 형식을 통하여 주님의 십자가 제사를 재현하는 것이다. 주 그리스도께서는 최후 만찬 때에 성체성사를 제정하시고, 사도들에게 당신을 기념하여 이를 행하라고 명령하셨다. 주 그리스도께서는 교회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구원 활동을 완수하시고자 언제나 교회에, 특별히 전례 행위 안에 계신다. 그리스도께서는 미사의 희생 제사 안에 현존하시고, ‘당신 친히 십자가에서 바치셨던 희생 제사를 지금 사제들의 집전으로 봉헌하시며’ 집전자 안에 현존하신다. 또한 특히 빵과 포도주의 형상 안에 현존하신다. 당신 능력으로 성사들 안에 현존하시어, 누가 세례를 줄 때에 그리스도께서 친히 세례를 주시는 것이다. 당신 말씀 안에 현존하시어, 교회에서 성서를 읽을 때에 당신 친히 말씀하시는 것이다. 끝으로, 교회가 기도하고 찬양할 때에, “단 두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겠다.”(마태 18,20)고 약속하신 바로 그분께서 현존하신다(전례 헌장, 7항 참조).

  미사 전례는 교회 공동체 전례에서 가장 중심이 된다. 미사는 크게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로 이루어져 있다. 이 둘은 서로 밀접히 결합되어 하나의 예배를 이루고 있으며, 이를 분리하거나 우위를 가릴 수 없다. 사실, 미사 안에 하느님 말씀의 식탁과 그리스도 몸의 식탁이 차려져 신자들은 거기에서 가르침을 받고, 하느님의 자녀로 양육된다(미사 전례서 총지침(이하 ‘총지침’이라 한다), 28항; 전례 헌장, 48항; 56항; 계시 헌장, 21항; 사제 교령, 4항 참조).


시작 예식

시작 예식은 말씀 전례에 앞서 거행하는 입당에서부터 본기도에 이르는 예식을 포함한다.


입당행렬과 입당송(입당성가)

회중이 모인 다음 사제가 부제와 봉사자들과 함께 입당할 때 입당 노래를 부른다. 이 노래의 목적은 미사 전례를 시작하고 함께 모인 이들의 일치를 강화하며, 전례 시기와 축제의 신비로 그들의 마음을 이끌고, 그들이 사제와 봉사자들의 행렬에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총지침, 47항 참조). 따라서 입당 시간이 길어지더라도 미사 전례의 시작 성가는 끝까지, 아니면 적어도 2-3절까지 충분히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우들은 이 노래를 함께 부르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구원의 신비를 거행할 준비를 갖춘다. 입당 노래는 「화답송집」(Graduale Romanum)에 수록된 송가를 시편과 함께 부르거나, 전례 시기나 그날 거행하는 전례의 신비에 맞는 다른 노래를 부른다. 이 노래들은 먼저 주교회의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총지침, 48항 참조).


제대 인사

제단에 이르면 사제, 부제 그리고 다른 봉사자들은 계단을 오르기 전에 그리스도의 상징인 제대에 존경의 표시로 깊은 절을 한다. 이어 사제와 부제는 제대에 입을 맞춘다. 그러나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는 ‘입맞춤’과 ‘무릎절’을 모두 ‘깊은 절’로 대신할 수 있게 하였다.


분향

분향은 우리의 마음을 하느님께 들어 올리는 공경과 기도를 표현하는 것으로서(시편 140,2; 묵시 8,3 참조), 입당 후 제대와 십자가에, 복음 봉독 전 복음서에, 예물 준비 후 예물과 사제와 회중에, 감사기도 중 성체와 성혈을 들어 올릴 때 한다. 사제는 분향하기 전에 향로에 향을 넣으며 아무 말 없이 십자표시로 축복한다.

분향 전후에 향을 드리려는 사람이나 사물, 제대와 미사 성제를 위하여 마련한 예물에 깊이 절한다. 그리고 지극히 거룩한 성체, 거룩한 십자가 유해, 공적으로 공경하도록 현시되어 있는 주님의 성화상, 미사 성제를 위한 예물, 제대 십자가, 복음집, 부활초, 사제와 백성에게는 향로를 세 번 흔들어 향을 드린다. 공적인 공경을 드리도록 현시되어 있는 성인들의 유해와 성화상에는 향로를 두 번 흔들어 분향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미사를 시작할 때와 제대 분향 후에만 향을 드린다.

제대에 분향할 때에는 향로를 한 번씩 흔들며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향을 드린다. 제대가 벽에서 떨어져 있으면 사제는 제대를 한 바퀴 돌면서 향을 드린다. 제대가 벽에서 떨어져 있지 않으면 먼저 제대 오른쪽에 향을 드리고 난 다음 왼쪽으로 가서 향을 드린다. 제대 위나 주위에 십자가가 놓여 있을 때에는 제대보다 먼저 향을 드린다. 그렇지 않으면 사제가 십자가 앞을 지날 때 향을 드린다.

사제는 십자가와 제대에 분향하기 전에 향로를 세 번 흔들어 예물에 분향하거나 향로로 예물 위에 십자표를 하며 분향한다(총지침, 277항 참조).


시작 권고

사제는 회중을 이끄는 주례자로서 제대와 교우들에게 인사한 다음, 참회 행위에 들어가기 전에 그날 미사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 사제는 이때에 입당송의 내용을 풀어 설명해 줄 수도 있다(총지침, 48항 참조).


참회식

주례 사제는 참회하도록 권고한 다음 교우들의 성찰을 돕기 위하여 잠시 침묵의 시간을 갖는다(총지침, 51항 참조).


성수 예식

주일, 특히 부활 시기의 주일에는 주님 부활의 신비를 더욱 강조하고, 교우들이 이미 받은 세례를 기념하기 위하여 물을 축복하고 뿌리는 성수 예식을 거행하는 것이 좋다. 이 성수 예식은 미사 전례 시작 예식의 참회식을 대신한다. 성수를 뿌릴 때에 교우들은 Asperges me나 Vidi aquam을 부른다. 성수 예식에 어울리는 다른 성가를 부를 수도 있다. 이 예식을 마치면 곧바로 대영광송을 부르거나, 대영광송을 노래하지 않을 때에는 곧바로 본기도를 바친다.


자비송

참회식의 한 부분으로 자비송이 포함되어 있는 ㉰형식을 제외하고는 ㉮와 ㉯의 형식으로 참회식을 했을 때에는 참회식에 이어 언제나 자비송을 바친다. 자비송은 주례자와 회중 또는 성가대와 회중, 선창과 회중이 한 부분씩 맡아 교대로 노래하거나 낭송한다(총지침, 52항 참조). 노래로 할 때라도 늘 성가대와 회중이 교대로 노래하는 것보다는 주례자와 회중이 교대로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자비송이 포함되어 있는 ㉰형식으로 참회식을 할 때에 사제는 “······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와 “······ 그리스도님, 자비를 베푸소서.” 앞의 청원(tropus)의 내용을 그 날의 말씀에 따라 다양하게 바꾸어 할 수 있다.


대영광송

대영광송은 성령 안에 모인 교회가 아버지와 어린양께 찬양과 간청을 드리는 매우 오래된 고귀한 찬미가이다. 이 찬미가를 다른 어떤 것으로 대체해서는 안 된다. 대영광송은 사제 또는 필요에 따라 선창이나 성가대가 시작하고, 모두 함께 노래하거나 회중과 성가대가 교대로 또는 성가대 홀로 노래한다. 축제의 기쁨이나 장엄성을 드러내려면 성가대의 아름답고 웅장한 합창도 필요하지만 전례의 공동체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회중이 모두 함께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영광송은 찬미의 노래이기 때문에 일어서서 부른다.

대영광송은 대림과 사순 시기를 제외한 모든 주일과 대축일, 축일 그리고 특별히 성대하게 지내는 경축 미사 때에 노래하거나 낭송한다(총지침, 53항 참조).


본기도

사제는 손을 모으고 “기도합시다.”하고 잠시 침묵한다. 이 때 사제는 회중에게 기도하자고 초대하는 것이므로 사제와 함께 회중은 모두 잠시 침묵하면서 자기 자신들이 하느님 앞에 있음을 깨닫고 마음속으로 자신들의 간청을 드린다.

사제는 팔을 벌리고 기도한 다음, 결문을 시작할 때에 손을 모은다. 미사에는 언제나 하나의 본기도만을 바친다. “이 기도는 교회의 오랜 전통에 따라 관례적으로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아버지 하느님께 바치며, 삼위일체적인 긴 결문으로 마감한다”(총지침, 54항).

시작 예식 때에 다른 예식을 거행하였으면 곧바로 대영광송이나 본기도로 시작한다.


말씀 전례


성경 봉독

"백성과 함께 드리는 미사에서 성경 봉독은 언제나 독서대에서 한다”(총지침, 58항). 따라서 제대나 해설대에서 하지 않도록 한다. 독서대는 말씀의 식탁으로서 성당 안에서 제대와 함께 전례적으로 가장 중심적인 자리이다.

“성경 봉독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에게 말씀하시고, 구속과 구원의 신비를 열어 주시며, 영적인 양식을 제공하신다”(총지침, 55항). “교회 안에서 성경이 봉독될 때에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에게 말씀하시고,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말씀 안에 현존하시며 복음을 선포하신다”(총지침, 29항). 그러므로 독서자는 그가 주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있다는 의식을 가지고 성경 말씀을 봉독하여야 하며, 모든 이는 독서를 통하여 선포되는 말씀을 공경의 마음으로 들어야 한다(총지침, 29항 참조). 회중이 모두 말씀을 소리내어 읽는 것은 옳지 않다. 또한 미사의 성경 봉독 때에 성경의 내용을 줄이거나 성경이 아닌 독서로 대체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총지침, 57항 참조).

사제는 말씀 전례를 거행하면서, 교우들이 묵상을 잘 하도록 침묵의 시간을 갖게 하고, 결코 서두르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말씀을 봉독하러 독서대에 올라가고 내려올 때에 서두르지 않으며, 말씀을 봉독할 때에도 다른 교우들이 잘 들을 수 있도록 똑똑히 그리고 천천히 하게 한다.


독서 후 침묵

말씀을 봉독한 다음 잠시 침묵한다. 첫째 독서와 둘째 독서 그리고 강론 다음에도 잠시 침묵한다. 이 순간은 교우들이 성령의 도움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깨닫고, 그 말씀에 기도로 응답할 준비를 갖추는 시간이다.


화답송

화답송은 말씀 전례의 한 부분이며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묵상을 촉진하는 것으로서 전례적으로나 사목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이 노래를 통하여 들은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기도로 화답한다(총지침, 61항 참조). 따라서 사목자는 교우들이 전례에서 노래하는 시편의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하여야 한다. 시편이 선택된 이유와 그 시편이 어떻게 독서의 내용과 부합하는지에 관하여 간단히 해설을 하는 것이 좋다(미사 전례 성서 총지침, 19항 참조).

화답송은 성가대가 따로 노래하지 않으면 독서자나 화답송을 노래하는 다른 봉사자가 독서대에서 노래하거나 낭송한다. 적어도 회중 전체가 따라 하는 후렴은 노래로 하는 것이 좋다.

화답송을 선창하는 이나 해설자가 “화답송” 하고 말할 필요는 없다. ‘영성체송’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부속가

부속가는 본래 ‘알렐루야’의 연송(Tropus: 기본 노래에 덧붙여 부르던 노래 가사)이었지만 지금은 언제나 ‘알렐루야’에 앞서 앉아서 노래하며(총지침, 64항 참조), 제2독서의 화답송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부활 대축일과 성령강림 대축일 외에는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복음 환호송

복음 바로 앞의 독서가 끝나면 ‘알렐루야’나 다른 노래(사순 시기)를 부른다. 교우들은 복음 환호송을 하며 복음 선포에서 그들에게 직접 말씀하실 주님을 환영하고 찬양하며, 그분에 대한 믿음을 고백한다. 이 노래는 모두 서서하고 성가대 또는 선창이 인도하며 상황에 따라 반복할 수 있다. 향을 사용하거나 독서대까지 가는 행렬이 길어져 복음 환호성을 한 번 하는 것으로 부족할 때에는 이를 반복할 수 있다. 알렐루야나 따름구절 다음의 성구는 성가대나 선창자가 노래한다(총지침, 62항 참조). 회중은 후렴을 다시 반복한다. “‘알렐루야’나 ‘복음 전 따름구절’은 노래로 부르지 않을 때에는 생략할 수 있다”(총지침, 63항).


복음 준비

복음 봉독은 말씀 전례의 정점이다. 전례 자체가 다른 독서보다 복음에 최대의 경의를 드리게 한다. 그래서 부제 이상의 교역자가 선포하며, 선포할 때에는 강복을 받거나 기도를 바쳐 준비한다. 회중은 복음을 들을 때에 모두 선다. 복음집에도 경의를 표시한다.

주교가 주례하는 미사에서는 부제나 사제가 주교에게 강복을 청하고 복음을 선포한다. 사제가 주례하는 미사에서 부제가 복음을 선포할 때에는 먼저 사제에게 강복을 청한 다음 복음을 선포한다. 그러나 사제들만이 공동집전할 때에는 공동집전 사제 가운데 한 사람이 복음을 선포하지만 주례자에게 강복을 청하지는 않는다(총지침, 212항 참조).

장엄 미사에서 부제(나 사제)는 강복을 받은 다음, 제대 위에 놓여 있는 복음집(또는 복음서)을 조금 높이 받들고 불을 켠 초와 향로를 든 복사들을 앞세우고 독서대로 가서 분향하고 복음을 선포한다.


복음집 분향

복음 선포에 앞서서 「복음집」(Evangeliarium)에 향로를 세 번 흔들어 분향한다(총지침, 277항 참조).


복음 봉독

복음은 반드시 독서대에서 선포한다. 사제들은 제대에서 복음을 선포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복음을 선포하기에 앞서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하고 회중에게 인사할 때에는 다른 때와 달리 손을 모으고 한다(총지침, 175항 참조). 장엄하게 복음을 선포할 때에는 선포하는 복음 전체를 노래로 하기도 하지만, 적어도 복음 전 인사말과 선포의 말과 끝맺는 말과 회중의 환호를 노래로 하여 하느님 말씀의 고귀함과 품위를 강조한다(미사 전례 성서 총지침, 17항 참조).


강론

선포된 말씀을 누구나 듣기는 하지만 더 깊이 이해하고 삶에서 실천하도록 사제는 강론을 하여야 한다(총지침, 29항 참조). 그리스도인들의 삶을 성장시키는 데에 강론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강론은 성경 말씀의 내용이나 미사 통상문 또는 그 날 미사의 고유 전례문의 어떤 관점을 적절히 해설하는 것이어야 한다”(총지침, 65항). 강론은 독서대나 주례석에서 한다. 강론 다음에도 묵상을 위하여 잠시 침묵한다.


신경

주일과 대축일에 신경을 외운다. 이때에 길다는 이유만으로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경’ 대신에 ‘사도 신경’만을 외우는 것은 좋지 않다. 신경은 회중이 교대로 또는 함께 노래하거나 낭송한다.


보편 지향 기도

“하느님 백성은 보편 지향 기도를 통하여, 믿음으로 받아들인 하느님의 말씀에 응답하고, 세례 때 받은 자신의 보편 사제직(세례 사제직)을 수행하며 모든 이의 구원을 위하여 기도한다”(총지침, 69항). 주례자는 주례석에서 간단한 권고로 신자들이 기도하도록 이끌고 맺는 기도로 마감한다. “기도 지향들은 소박하고 단순하게 공동체의 청원을 표현하는 것이어야 한다”(총지침, 71항). 이 기도는 독서대나 다른 적절한 곳에서 부제나 선창자 또는 독서자나 평신도가 바친다.


성찬 전례


예물 준비

성찬 전례가 시작되면,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축성할 예물을 제대로 가져간다. 성당 입구에서 행렬하여 예물을 봉헌할 때에는 ‘보편 지향 기도’를 마친 다음, 행렬을 시작한다. 제병은 하나의 큰 성반 또는 성합에 담아 봉헌하는 것이 좋다. 신자들의 영성체를 위한 제병도 함께 담아 봉헌한다(총지침, 331항 참조)


봉헌 성가

예물을 봉헌하는 동안 봉헌 노래를 부른다. 예물을 제대 위에 다 준비할 때까지 부른다. 행렬이 없더라도 사제가 예물을 준비하는 동안 성가를 부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