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성 인격장애
1. 개념
경계성 인격장애(경계성 인격장애)는 정서, 행동 및 대인관계의 불안정과 주체성의 혼란으로 모든 면에서 변동이 심한 이상 성격을 지칭한다. 신경증적 장애와 정신병 상태의 경계선상에 있다고 보여진다. 이는 한때 보행성 정신분열증 ambulatory schizophrenia 또는 소위 ‘as if personality', 가신경성 정신분열증 pseudoneurotic schizophrenia 등으로 불리었다.
ICD-10에서는 감정불안정성 인격장애 emotionally unstable personality disorder(충동형 impulsive (폭발적 및 공격적 explosive and aggressive 포함) 및 경계형 borderline으로 구분)로 불리며, 모두 자제의 결여와 충동성이 특징이라 하였다.
2. 역학
인구의 약 1~2%로 보고 있다. 여자에 많다. 환자의 가족 중에 단극성 우울증, 알코올리즘, 약물남용자가 많다고 한다.
3. 원인
Kernberg의 가설에 의하면, 발달과정의 초기에 어머니와 가졌던 병적인 양가감정의 대상관계가 내재화됨으로써 원시적 방어기전들을 계속 사용하게 되어 자신의 주체성은 모호해지고 대인관계에서도 모든 사람들을 선과 악의 극과 극으로 분리 splitting 시킴으로써 왜곡된 인간관계를 갖게 된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Mahler와 Masterson의 가설은 이별 separation과 개인과 individuation에 초점을 두었다. 심리적 발달과정 중 유아기 시절에 의존관계에서 분리되는 과정이 잘못 처리됨으로써 성장 후에도 이별경험이 당면할 때마다 인격의 취약성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이 장애는 일차가족에 많고, REM 수면단축, DST 이상반응, TRH 이상반응 그리고 기타 우울증에서 보는 이상반응이 나타나는 등 생물학적 원인도 시사되고 있다.
4. 임상양상
항상 위기상태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들은 어떤 위기상태에 놓일 때 참을 수 없는 분노감을 나타내고 논쟁적이고 요구적이며 자신의 문제를 다른 사람에게 책임 전가시키려 한다.
평상시에도 기분은 변동이 심하며 만성적인 공허감과 권태를 호소하기도 한다.
대인관계가 불안정하고 강렬하며, 의존과 증오심을 동시에 갖고 있다. 불안정하고 강렬한, 자제가 곤란한 분노반응을 보인다. 실제적 또는 상상된, 버림받을까 하는 느낌을 피하기 위해 미친 듯한 행동을 한다. 그래서 혼자 있는 것을 참지 못한다. 행동면에서는 매우 돌발적이고 통제력이 상실되어 있어서 예측할 수 없으며 낭비, 성적 문란, 도박, 약물남용, 좀도둑질, 과식 등의 행동을 보인다. 때로는 재해행위, 자살위협을 하기도 하는데 남들로부터 동정을 받기 위해서라든지, 분노를 표시하기 위하여, 또는 자신의 불안정한 정서를 가라앉히기 위해서이다. 진단기준에서 보다 자세한 기술이 있다.
5. 진단
진단기준은 다음과 같다.
DSM-IV 진단기준 경계성 인격장애
대인관계, 자아상 및 정동의 불안정성과 현저한 충동성의 광범위한 형대로 청년기에 시작되며 여러 상황에서 나타나고 다음 중 다섯 가지(또는 그 이상)항목으로 나타난다.
(1) 실제적 혹은 상상의 버림받음을 피하기 위해 미친 듯이 노력함. [주: 5번 기준에 있는 자살이나 자해행위는 포함하지 않음.]
(2) 과대이상화와 과소평가의 극단 사이를 반복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불안정하고 격렬한 대인관계의 양상.
(3) 주체성 장애: 자기 이미지 또는 자신에 대한 느낌의 현저하고 지속적인 불안정성.
(4) 자신을 손상할 가능성이 있는 최소한 두 가지 이상의 경우에서의 충동성(예: 소비, 물질남용, 좀도둑질, 부주의한 운전, 과식 등.) [주: 5번 기준에 있는 자살이나 자해행위는 포함하지 않음.]
(5) 반복적 자살행동, 제스처, 위협 또는 자해행동.
(6) 현저한 기분의 반응성으로 인한 정동의 불안정 (예: 일반적으로 수시간 동안 지속되며 단지 드물게 수일간 지속되기도 하는 격렬한 삽화적 불쾌감, 과민성 불안).
(7) 만성적인 공허감.
(8) 부적절하고 심하게 화를 내거나 화를 조절하지 못함(예: 자주 울화통을 터뜨리거나 늘 화를 내거나, 자주 신체적 싸움을 함).
(9) 일시적이고 스트레스와 연관된 피해적 사고 또는 해리증상.
감별진단
히스테리성 인격장애, 반사회성 인격장애 또는 분열형 인격장애의 진단기준과도 부합되는 점이 많다. 이들 인격장애들과 감별되는 점은 경계성 인격장애에서는 만성적인 공허감, 충동성, 자해행위, 짧은 기간의 정신병적 에피소드, 자살소동, 친근한 사람에 대한 지나친 요구적 태도 등을 볼 수 있는 점이다.
6. 경과 및 예후
단기적인 추적조사에 의하면 이들은 시간이 흘러도 거의 변화되지 않는다고 한다. 장기적인 조사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40세가 넘는 환자에서는 이 진단이 붙여지는 경우는 드물다.
7. 치료
정신치료가 효과적인 것으로 생각되는데 일반적으로 Kernberg의 intensive, interpretive and confontational psychotherapy 내지 수정된 정신분석적 치료접근 modified psychoanalytic approach 또는 지지적인 현실 지향적 치료접근 supportive reality-oriented approach 또는 문제해결식 접근방식이 좋다. 이로써 현실적 치료관계의 테두리 안에서 점차적으로 사회에 적응을 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치료자는 환자에게 설명보다는 오히려 경험을 제공해 줌으로써 환자를 도와야 한다. 치료자는 환자의 퇴행을 극소화시켜 주기 위해서 치료방식에 관계없이 갈등해소와 사회적 학습이라는 요소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들의 정신치료중에 흔히 치료자 자신도 분노, 죄책감,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기타 인지행동치료, 행동기법 등도 사용된다.
적개심, 분노, 일시적 정신병적 상태에 대해서 소량의 향정신병 약물을 사용한다. 우울증도 흔하기 때문에 fluoxetine 등 항우울제도 도움이 된다. 불안과 우울을 위해 항불안제(특히 alprazolam)가 도움이 된다. 기분변동에 대해 lithium이 좋다. 항경련제(예: carbamazepine)도 광범위하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benzodiazepine은 disinhibition효과 때문에 분노억제에 문제가 발생 수 있다. 의사가 처방한 약물로 자살시도를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출처: 제3개정판 최신정신의학, 一潮閣, pp. 299~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