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문제에 대하여
노인 문제에 대한 혁명적 접근이 필요하다.
샘터아동상담센터 원장 김성복 목사
얼마 전 필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할아버지 한분이 투신자살을 하였다. 경찰이 출동하여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보니 할머니 한분이 부들부들 떨며 울고 있었다고 한다. 부천시 중동에서 사시는 분들인데 부평구 산곡동까지 원정을 오셔서 부부자살시도를 하신 것이다. 할머니는 결행에 옮기지 못하고 계신 것이었다. 무슨 사연일까?
우리 노인들의 자살율이 세계적으로 높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2003년 한 해 동안 65세 노인 중 2천76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끓었다고도 한다. 65세 이상 노인 10만 명중 자살건수가 71명으로 이는 일본의 두 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 만 명 10명대의 자살율을 보이고 있는 미국이나 호주에 비하면 7배를 웃도는 수치다. 급증 추세에 있는 우리나라의 노인 자살율이 OECD 국가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여성보다 남성 노인의 자살율이 더 높은데, 이혼
혹은 사별 이후 혼자 사는 노인의 6개월 이내 자살 위험도가 더 높다고 한다.
노인 자살문제를 극복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 노인문제를 대응할 때 효를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또한 해방전후에 출생하여 근대화의 기수였던 분들이 연금 등으로 당연히 대접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노인복지와 사회안전망의 현실은 어둡기만 하다. 그리고 고령화 사회의 진입으로 노인문제는 커다란 숙제가 되어있다.
이제 우리는 노인문제에 대하여 분명하고도 근본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고 본다. 첫째로 노인을 아무런 경제기여를 하지 못하는 존재가 아니라 소비를 주도하는 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으며 다른 측면에서는 고도의 숙련을 바탕으로 생산에도 기여할 수 있는 계층이라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도 강조되어야 한다. 앞으로 고연령층을 많이 고용한 회사나 단체에게는 많은 혜택이 되돌아가도록 제도화해야할 것이다.
또 하나가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자원을 가지고 있는 계층이라는 새로운 인식을 해야 한다. 노인들의 여가활용문제이다. 그리고 지난 봄에 은퇴하는 어느 어르신의 퇴임식에서 몇 해 먼저 퇴임하신 원로 분이 하신 말씀이 있다. “이제 목각을 시작하려 합니다.” 70이 넘어 80을 향하고 계신 분이 목각이라는 예술 세계에 문을 두드리시겠다는 것이다. 노인은 창조적 에너지가 넘치는 시기라고 노인학자들은 말한다. 이러한 방향에서 새로운 도전이 많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다음으로 노인의 성생활에 관한 새로운 인식을 가져야 하겠다. 노인 자살의 원인으로 외로움이 큰 요인으로 전해졌다. 그래서 홀로 되신 노인들에게 짝을 찾아주는 일이 필요하다. 성의학자들에 의하면 뇌에 손상이 없는 한 성욕은 계속 유지된다고 한다. 따라서 노인들의 행복을 위하여 그들의 성생활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샘터사회봉사관에서 독거노인들에게 매일 도시락을 배달하는데 하루는 자원봉사자들이 70이 넘으신 할머니가 60이 넘은 할아버지와 동거를 한다며 수군수군 대는 것이다. 결코 비웃어서는 아니 될 일이다. 실제적으로 ‘새로운 60세 이후의 성과 사랑’(로버트 버틀러, 마리나 루이스 공저 우행원 옮김)의 역자 머리말에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예가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르뽀작가 고바야시 데루유키가 쓴 ‘노인의 성혁명’에는 더 적나라하게 보고 되어있다.
더 이상 생식 기능을 할 수 없는 노인의 성 문제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를 깨달아야 한다. 따라서 홀로된 노인들이 교제하는 것을 망령핀다고 저주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축복해야할 일인 것이다. 노인의 성을 연구하는 김기영은 ‘다시 찾은 성의 르네상스’라는 책에서 누가 노인의 성을 억압하는가 라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우리 모두가 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새롭게 생각해야 할 대목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