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udy 자료/한국어교육

원고지 쓰는 법

수영루치아 2007. 6. 4. 06:40

* 원고지 쓰는 법--- 이 철호님의 [수필 창작의 이론과 실기]에서 발췌

 

  원고지 쓰는 법조차 잘 모른 채 글을 쓴다거나 '원고지 쓰는 법'을 불필요한 격식 따위로 여기며 멋대로 쓰는 것은 신성한 문학에 대한 모독이다. 진정으로 문학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라고 할 수 있으며 '글의 규범' 인 '원고지 쓰는 법'은 당연히 지키며 글을 써야 할 것이다.

 

  원고지를 사용하여 글을 쓸 때는 '가로 쓰기'와 '세로 쓰기' 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가로 쓰기'를 '횡서橫書'라 하고 '세로 쓰기'를 '종서縱書'라 하기도 한다.

  요즈음엔 거의 '가로 쓰기'를 하므로 여기서는 '가로 쓰기' 법을 중심으로 설명해 보기로 한다.

 

  1. 원고지 한 칸에는 부호 등을 하나씩만 써야 한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마침표 ( .) 나 쉼표 (, ) 등과 같은 작은 부호도 원고지의 한 칸을 차지하도록 써야 하는 것이다. 대화체 문장에서 쓰이는 따옴표 ("  " ) 나 괄호 ( ( ) ) 등의 부호도 한 칸 씩을 차지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한 문장이 원고지 행의 맨 끝에서 끝나고 여기에 마침표나 쉼표를 찍어야 할 때에는  마지막 글자와 부호를 한 칸에다 같이 써야 한다.

  그리고, 외국어의 알파벳 소문자나 아라비아 숫자는 한 칸에 2 자 씩을 쓴다. 또한 이 알파벳 문자나 아라비아 숫자에 딸리는 간단한 구두점은 같은 칸에 함께 쓴다. 그러나 알파벳 대문자나 로마자는 한 칸에 한 자씩 쓰는 것이 원칙이다. 영문 Essay 를 쓴다고 할 때 대문자 E 한 칸, 소문자 ss 한 칸 그리고 ay 한 칸 그렇게 쓰며 1992년을 쓸 때는 19 한 칸 90 한 칸을 쓰고 '년'을 또 한 칸에 쓰는 것이다. KOREA를 쓴다고 할 때는 K 한 칸 O 한 칸 R 한 칸 E 한 칸 A 한 칸 그렇게 쓰면 되는 것이다.

  부호들 중에서 그 길이가 긴 부호는 그 길이에 맞게 두 칸이나 세칸을 차지하도록 써야 한다. 이를테면 줄표 (- )나 생략 부호 ( ......) 같은 것들은 각각 두 칸이나 세 칸을 차지하도록 써야 하는 것이다.

 

  2. 첫 문장을 시작할 때나 줄을 바꾸어서 쓸 때에는 원고지의 맨 앞칸을 비우고 두 번째 칸부터 써나간다. 이는 '원고지 쓰는 법'의 기본 원칙인데도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잘 못 알고 있거나 틀리게 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첫 문장을 시작할 때 맨 앞칸을 띄지 않고 첫 칸부터 써나가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

 

  3. 띄어쓰기를 할 때 행의 맨 오른쪽에서 한 문장이 끝나더라도 그 다음 행의 첫 칸은 비우지 않는다. 대신 행의 맨 오른쪽 끝에 '체크V' 표시를 한다. 이것도 원고지 쓰는 법에서 중요한 원칙이다.

  '체크 V ' 표시는 띄우라는 표시인데, 원고지에다 원고를 쓰면서 이런 표시를 해 놓으면 출판이나 인쇄 등을 할 때 이 표시를 보고 한 칸을 띄우게 된다. 만일 이 표시를 하지 않고 쓰게 되면 행의 오른쪽 맨 끝에 있는 단어와 그 다음 글의 첫 칸에 있는 단어를 붙이라는 뜻이 되고 만다.

 

  4. 제목과 이름 - 원고의 제목을 쓸 때에는 맨 위쪽의 첫 줄이나 둘째 줄까지는 비우고 셋째 줄의 중앙이나, 또는 앞에서 세 칸이나 네 칸 정도를 비운 다음 제목을 쓰는 것이 좋다. 특히 이 때에는 제목의 길이를 고려하여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목을 쓴 다음에는 다시 한 줄을 띄우고 그 아랫줄에 글을 쓴 사람의 이름을 쓴다. 이때 이름의 맨 끝자가 행의 오른쪽 끝에서 네 번째 칸 정도에 오도록 하는 것이 좋다.

 

  5. 한 단락이 바뀔 때에는 행을 바꾸어 그 다음 줄에 쓰는데, 이때 왼쪽의 맨 앞 칸을 비우고 새로운 글을 시작한다.

  단락과 단락의 구별은 대개 줄을 바꾸어 씀으로써 나타낸다. 또 한 가지 얘기가 끝나고 다른 얘기를 할 때, 내용이나 의미가 바뀔 때, 또는 내용이나 문장을 강조하고자 할 때 등에도 줄을 바꾸어 쓰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고 글을 쓰는 사람이 이렇게 구분해 줌으로써 독자들은 그 글의 내용이나 의미 등을 한결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지를 쓸 때에도 이 점을 유의하여 단락의 구분이나 '줄 바꾸기'가 잘 되도록 해야 한다. 만일 이것이 잘 되어 있지 않으면 글이 혼란스러워질 뿐만 아니라 독자들로 하여금 그 글의 내용이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오해하도록 만들기 쉽다.

  이렇듯 '원고지 쓰는 법'은 쉬운 듯하면서도 어려운 점이 있지만, 좀더 관심과 노력을 기울인다면 그리 어려운 일만도 아닐 것이다.

 

***  참고 ... 이 코너를 사랑하는 분들께

  시를 쓰는 경우엔 제목칸 이름칸 띄어쓰기 형식은 같고

  행을 시작할 때 앞에서 두 칸을 띄우고 쓰면 되는 걸로 압니다.

  참고하시고 좋은 글들 많이 빚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