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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로 질병치료, '환자는 그림을 좋아해'

수영루치아 2007. 5. 22. 09:35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요즘 왠지 무기력하고 몸이 잘 쑤신것 같다는 조상준(가명, 40세)씨는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색채진단이라는 테스트를 받았다.

반신반의하는 심정으로 권유에 못이겨 한번 테스트를 받게 된 것.

하지만 테스트 후 조 씨는 "진단을 받고나니 요즘 기분이 왜 우울한지,

그간 소심하고 대인기피증세가 있는 내 성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신기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로써 자신에게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깨닫고 치유할 수 있었다는 것.

 

색채 테스트나, 그림 치료, 이들은 마냥 신기한 일만은 아니다.

우리가 평소 불안한 심리 상태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쓰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모양이 이상하거나 글씨가 삐뚤해 불안정한 느낌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

 

이를 이용한 미술치료가 최근 각광받고 있다.

각 병원에서도 미술치료를 활용한 클리닉 센터가 설립,

운영 중에 있으며 이미 국내외에서는 미술임상치료의 효과가 입증되면서

이를 전문화 시키려는 움직임이 활성화 되고 있는 것.

미술치료는 환자의 병을 치료하거나 약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 학문이다.

 

이 임상적 의미는 수술 등을 통해 병을 없애주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힘든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 시킨다는

적극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강남차병원 미술치료클리닉 김선현 교수(대한임상미술치료학회장)에 따르면

환자의 미술표현은 현재 환자 상태를 진단하기 위한 그림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해 준다.

환자는 예술 활동을 통해 자신의 감각을 인지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거움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

김선현 교수는 "이러한 예술 활동의 목표는 예술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활동 과정 그 자체로 볼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수동적인 환자를 예술 활동을 통해 적극적인 환자로 전환시키는데 그 목표가 있는 것이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미술치료가

일반적으로 정신과적 질환에 국한시켜 특정 질환자나 특정과에서만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다양한 질병에서 심리적 안정, 면역성 강화 및 환자의 삶의 질 차원에서 적용할 수 있다는 것.

전문의들에 따르면 미술치료는

발달장애, 정서장애, 행동장애, 언어장애, 공황장애, 학습장애, 틱장애, 게임중독, ADHD 등

소아질환과 불안, 우울증 등의 정신신경계 질환자들과 치매환자, 중풍 등 재활의학과,

악성종양질환의 재활 및 심리치료등에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뿐만아니라 산부인과 질환, 산전산후 산모 클리닉,

외상 후 심리적 안정을 요하는 어린이, 청소년, 일반인 등에게 적용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선현 교수는 "미술치료는 시각적 이미지를 활용한 의사소통 방법이며

무의식의 심상을 표현한다"며

"또한 내담자가 심리적으로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자아 존중감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설명을 들어 이같 질병에서의 치유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대표적인 예로 차, 집, 태양, 같은 상징은 논리적 사고의 좌뇌로 인해 그려진 디지털 그림이지만

비언어적 중추인 우뇌로는 오늘의 기분과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치매노인을 위한 미술치료에서 효과가 뛰어나다.

즉 미술치료에서도 우뇌로 그리는 아날로그 작품을 만들게 해야 그 효과를 볼수 있다는 뜻이다.

국립서울병원 정신과(재활치료과) 최승순 과장은 "미술치료는 몸과 마음을 하나로 보고 그림 속의 내용을 판독해 몸과 마음을 같이 치료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병의 근본원리를 찾아 면역력과 자생력을 높여 병에 대한 치료는 물론

예방 효과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

 

이어 최승순 과장은 "재발 가능성도 현저히 낮을 뿐더러 개개인의 특성과 체질을 고려해 상담과 치료가 이뤄지기 때문에 개인의 기질적 문제까지 영향을 미칠수 있어 치료효과 가 높아지게 된다"고 강조한다.

최승순 과장에 따르면 미술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창조성'이다.

미술치료를 받는 대다수가 자신의 작품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깨닫고 이러한 치료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에게 의미와 가치가 있는 대상을 창조하면서 심리적 뿌듯함을 느낀다는 것.

이러한 미술치료는 신체 생리적인 전반적인 기능을 향상시켜 고통을 감소시키며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며,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도록 해 심리적 방어나 어려움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사회적인 측면에서는 친밀감이나 수용 능력을 자극하고

고립감을 줄여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정은지기자 jej@mdtoday.co.kr